어느 '선배시민'의 수영 배우기 (1)
성인 수영 입문반, 걱정과 달리 20~40대가 주를 이루었고
성비는 5 대 5 정도, 전체는 30명이었는데 더 많아 보였다.
눈이 보이질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눈이 보여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내가 최고령자였을 것이다.
원래의 강사는 교육이 있어 다른 강사가 대신했는데
첫 수업 내용은
1)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하는 '음파' 호흡,
2) 그다음에는 수영장에 걸터 앉아 다리만 물에 넣고 발차기
3) 수영장에 엎드려 다리만 물속에 넣고 발차기
4) 손으로 수영장 턱 잡고 팔을 쭉 뻗어 물 위에 엎드려 발차기,
5) 마지막으로 물에 뜨기였다.
발차기는 생각보다 크게 차야 해서 힘이 들기도 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문제는 4) 번, 물 위에 엎드려 발차기였다.
아니 이런!!!
아무리 발을 휘저어도 다리가 점점 가라앉는 것이다.
다리가 가라앉으니 발차기를 더 할 수도 없고...
옆을 보니 잘 차고 있다. 이럴 수가! 첫날부터 처지면 안 되는데 ....
그래도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것은 없으니 뭐... 좀 쉬어가도 이해 ~
물에 뜨기는 물 위에 그냥 엎드리는 것이지만,
물에 떠야 수영을 할 수 있으니 그만큼 중요하다.
'맥주병'이라는 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뜨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숨이 차면 일어서는 것이니 벽을 차고 나가는 추진력에 의해 뜬 것인지
거리가 짧아 잘은 모르겠다. 그래도 호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큰 부담은 없었다.
첫날 수업에서 배운 중요한 것 하나 있다.
벽을 차고 나갈 때 강사가 나의 턱을 살짝 들어주었을 때
갑자기 내 몸이 앞으로 쑥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다리를 띄우려면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내가 머리를 지나치게 많이 숙인 모양이다.
내 머리가 오히려 브레이크 기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면 모든 것이 말짱 '꽝'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