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섭의 수필에 나오는 S 병원의 ‘미운 간호부’보다 더 미운 의사가 I 병원에 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 환자는 이미 몸과 마음이 약하고 지친 상태다. 그 문턱을 넘으며 기대하는 것은 첨단 의료 장비나 거대한 시스템만이 아니라, 낯선 진료실에서 건네받는 작고 따뜻한 말 한마디일 수도 있다. 내가 전해 들은 그 의사의 첫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전 병원의 진료 기록을 넘겨보며 “죽을 수도 있었던 걸 그 의사가 살려놓았는데, 왜 굳이 병원을 바꿔서 나한테 왔느냐”라는 힐난성 발언이었다. 환자가 잠시 타지에 머물 때 발병해 치료받다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게 되어 집 근처인 이 병원으로 옮겨온 것이라 차분히 상황을 이야기했건만, “신안에서도 오고 거제도에서도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