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 것인가 ...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요? 앞만보고 내달리다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길을 찾는 당신에게 ...

심리치료 7

마운트 미저리 (1)~(4) 핵심 정리

마운트 미저리는 소설이지만, 필자가 경험한 (국외) 정신 병동의 현장과 거의 맞아떨어진다. 환자와의 대화, 레지던트가 던지는 질문과 수퍼바이져의 답변을 통해 수련생 혹은 치료자, 상담자가 자기의 치료 혹은 상담의 철학을 정리하고 다듬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등장하는 인물로 1장에 언급된 사람은 대략 5명으로 로이 배쉬, 아이크 화이트, 쉴로모 도브, 체로키 푸트남, 베리 등인데 이중 체로키 푸트남은 환자의 보호자다. 아이크 화이트에 반해서 마운트 미저리로 온 주인공 로이는 1년 차 레지던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아이크 화이트는 로이의 수퍼바이져고 아이크 화이트는 쉴로모 도브에게서 분석을 받았다. 베리는 로이의 여자친구인데 심리학자인지 의사인지 불분명하지만, 아이를 좋아하는..

Mount Misery 2021.10.15

좋은 심리상담사? 그딴 것은 없다.

좋은 심리상담사를 소개해 달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느 정도 공신력을 인정받는 심리상담 자격증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3개 정도인데 비해 공신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자격증이 너무나도 많으니 상황을 잘 모른다면 상담사를 찾는 것도 큰 문제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를 위해 상담사를 찾는 것도 사실상 치료과정에 속하기 때문이다. * 여기서 상담사는 치료사(Psychotherapist)라는 말로 쓰는 것이 적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치료' 혹은 '심리치료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의사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니 '상담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 좋은 상담사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당연히 실력이 좋은 사람을 말하겠지만, 실력을 판단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으니 어떤 사람을 소개해 주어야..

결과의 결과가 지배한다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결과의 결과입니다. 시험불안이 있는 사람은 시험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데 나쁜 시험 성적은 시험의 결과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좋지 않은 시험 성적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상 성적이 나쁠 경우 일어나는 일들을 두려워하는 것인데 이는 시험의 결과의 결과에 해당합니다. 비행불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행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행할 때 경험할 수 있는 공황발작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닙니다. 두려움의 실제 대상은 공황발작이 일어났을 때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일들이며 이는 비행의 결과의 결과에 해당합니다. 우리를 불안이나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데 가..

마운트 미저리 by Samuel Shem

'Mount Misery'는 Harvard 의대 정신과 교수였던 Dr. Stephen Bergman이 Samuel Shem이라는 필명으로 저술한 소설의 제목이다. 마운트 미저리는 '마운트 미저리'라 불리는 언덕에 자리잡은 권위있는 정신병원을 지칭하며 소설은 주인공인 닥터 배쉬(Dr. Basch)가 마운트 미저리에서 겪은 1년 간의 레지던트 경험을 다루면서 정신병원의 실태를 비판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가 승승장구하는 국내에서 Mount Misery가 번역되지 않은 것은 다소 의아하다. 정신분석이나 정신과 병동의 의사들, 그들이 추구하는 이론들, 임상심리학자들까지 다소 우스꽝스럽게 비판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비판받아야 한다면 비판받고 개선해 나가면 될 일이다. ​Mount Misery를 번역하기보..

Mount Misery 2021.09.08

귀인을 만나다

좋은 드라마는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단면을 극 중 인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줍니다. 묘사되는 것이 구체적으로 내 얘기는 아니지만, 내 얘기 같아 감동을 불러일으키므로 또 보게 되고 궁금해집니다. 요즘 방영 중인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에서도 이런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교류를 하면서 살아가던 젊은이가 새로운 교류와 경험을 통해 자기가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어린 시절 주변의 냉대와 멸시를 자주 받다 보면 ‘나’라는 인간은 “이런 대접을 받아도 싼 인간'이라는 생각에 젖어들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 생각에 부합하는 방향의 행..

지나온 시절

“우리도 아가씨 같은 20대가 있었어요. 이렇게 (우리처럼) 나이들 생각하니까 끔찍하죠." 정희가 지안에게 말했다. “전 빨리 그 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 지안이 답했다. 나이 든 사람들, 나이라고 해야 50대 초반이지만, 그들의 침묵이 깔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어리거나 젊은 사람은 자기 나이를 보통 올려서 말하려는 경향이 있다. 손윗사람으로 대접받고 싶다는 유교적 관념이 깔린 것이겠지만, 빨리 어른이 되어 여러 구속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고 싶다는 욕구도 깔린 것 같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으면 자기 나이를 줄여서 말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나이 먹는다는 것을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거나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의미..

천근 만근인 것은 네 마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박 부장은 지하철 안에서 출가한 겸덕에게 문자를 보낸다. “산사는 평화로운가? 난 천근만근인 몸을 질질 끌고 가기 싫은 회사로 간다 …”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조용한 곳에서 맘 편히 살고 싶다.” 라는 말이다. 세상과 다소 떨어진 곳,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산사에서는 과연 맘 편히 지낼 수 있을까? 겸덕은 말한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야.” 산사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내가 있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인가? 죽어야만 가능한 것인가? Freud에 의하면 죽음이란 긴장이 없는 애초의 상태를 의미하며, 인간에게는 이러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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