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박 부장은 지하철 안에서 출가한 겸덕에게 문자를 보낸다. “산사는 평화로운가? 난 천근만근인 몸을 질질 끌고 가기 싫은 회사로 간다 …”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조용한 곳에서 맘 편히 살고 싶다.” 라는 말이다. 세상과 다소 떨어진 곳,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산사에서는 과연 맘 편히 지낼 수 있을까? 겸덕은 말한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야.” 산사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내가 있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인가? 죽어야만 가능한 것인가? Freud에 의하면 죽음이란 긴장이 없는 애초의 상태를 의미하며, 인간에게는 이러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