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 것인가 ...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요? 앞만보고 내달리다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길을 찾는 당신에게 ...

단상

어느 '선배시민'의 수영 배우기 (1)

justhong 2024. 1. 6. 10:05

성인 수영 입문반, 걱정과 달리 20~40대가 주를 이루었고

성비는 5 대 5 정도, 전체는 30명이었는데 더 많아 보였다.

눈이 보이질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눈이 보여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내가 최고령자였을 것이다. 

 

원래의 강사는 교육이 있어 다른 강사가 대신했는데

첫 수업 내용은

 

1)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하는 '음파' 호흡,

2) 그다음에는 수영장에 걸터 앉아 다리만 물에 넣고 발차기

3) 수영장에 엎드려 다리만 물속에 넣고 발차기 

4) 손으로 수영장 턱 잡고 팔을 쭉 뻗어 물 위에 엎드려 발차기,

5) 마지막으로 물에 뜨기였다.

 

발차기는 생각보다 크게 차야 해서 힘이 들기도 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문제는 4) 번, 물 위에 엎드려 발차기였다.

아니 이런!!!

아무리 발을 휘저어도 다리가 점점 가라앉는 것이다. 

다리가 가라앉으니 발차기를 더 할 수도 없고...

옆을 보니 잘 차고 있다. 이럴 수가! 첫날부터 처지면 안 되는데 ....

그래도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것은 없으니 뭐... 좀 쉬어가도 이해 ~

 

물에 뜨기는 물 위에 그냥 엎드리는 것이지만,

물에 떠야 수영을 할 수 있으니 그만큼 중요하다.

'맥주병'이라는 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뜨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숨이 차면 일어서는 것이니 벽을 차고 나가는 추진력에 의해 뜬 것인지

거리가 짧아 잘은 모르겠다. 그래도 호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큰 부담은 없었다.

   

첫날 수업에서 배운 중요한 것 하나 있다.

벽을 차고 나갈 때 강사가 나의 턱을 살짝 들어주었을 때 

갑자기 내 몸이 앞으로 쑥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다리를 띄우려면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내가 머리를 지나치게 많이 숙인 모양이다. 

내 머리가 오히려 브레이크 기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면 모든 것이 말짱 '꽝'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