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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관련 이야기

"필요한 의사"

justhong 2022. 2. 7. 11:57

“어느 쪽입니까? 선생님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젊은 의사가 김사부라는 의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모두의 시선이 김사부의 입으로 쏠린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둘 중에서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저울질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김사부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거부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대답을 한다. ‘좋은 의사’와 ‘최고의 의사’, 둘 다 의사의 관점에서 본 평가다. 반면에 ‘필요한 의사’는 환자 중심의 평가다. 환자 중심의 평가는 매우 중요한데, 아무리 좋은 최고의 의사라 하더라도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개 좋은 의사가 필요한 의사고, 필요한 의사가 최고의 의사에 해당하겠지만, 의사 관점의 사고를 지니고 있느냐 환자 중심의 사고를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실제 행동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좋은 의사 혹은 최고의 의사가 되려는 사람의 행위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주변의 환호를 기대할 것이다. 한마디로 의사 자신이 주인공이다. 이와는 달리 필요한 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환자의 욕구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환자의 안녕이 최우선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고가 되려는 부모는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제공하고 자녀를 최고의 대학에 보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제공하려는 부모의 의도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자녀의 행복보다 최고의 성과를 낸 부모가 되겠다는 의미가 더 강할 수 있다. 최고의 부모가 되고자 한다면 자녀는 단지 부모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이 될 위험성도 있다.

 

자녀의 행복을 원한다면 자녀에게 ‘필요한 부모’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