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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관련 이야기

Heider의 균형이론 (Balance Theory)

justhong 2024. 1. 23. 15:10

인간은 일탈 충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평온한 상태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있다. 갈등과 모순이 없는 평온한 상태는 일관성에 의해 확보된다. 인지 일관성 관련 이론에 의하면 어느 한 대상에 대한 개인의 생각, 행동, 태도 등이 비일관적인 상태에 있으면 부조화를 경험하게 되는데 부조화는 평온한 상태에 반대되는 불쾌한 상태이므로 조화로운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 절친 A가 내가 싫어하는 B와 가깝게 지내는 것을 보게 되면 배신감(갈등, 모순)을 느끼는 등 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부조화 상태는 비일관성에서 기인하는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내가 B를 좋아하게 되거나 내 친구 A가 B를 멀리하게 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 일관성이 회복되어야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오래된 이론이지만, 인지 일관성 이론의 하나인 Heider(1946)의 균형 이론을 응용하여 3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2자 간의 관계가 긍정적이면 + 로, 부정적이면 – 로 표기하고 3개의 부호를 모두 곱해서 + 가 되면 그 상태는 안정적(stable)이라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이라는 것은 그 상태가 좋다기보다는 변화에 저항적이라는 의미다.

 

모든 시스템은 보통의 경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속성을 무너뜨릴 정도의 강력한 힘이 작용하지 않는 이상 불안정해지는 방향으로는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옆의 그림에서 3개의 부호를 곱하면 + 가 되므로 왼쪽의 그림은 안정적인 상태를 의미하며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현재 부정적인 ‘나’와 ‘B’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현재의 상태가 힘들어도 나와 B의 관계가 + 로 바뀌면 전체 부호는 – 가 되어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나와 B의 관계 개선과 동시에 A와 B의 관계도 개선하여 전체 관계가 안정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A를 자녀, B를 아내라 본다면 남편인 ‘나’가 할 일은 아내와의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아내와 자녀와의 관계도 동시에 나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의 그림은 아내가 고립된 경우로 자녀들이 엄마를 존중하지 않고 남편도 은연중에 자녀에게 동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자체로 안정적이므로 변화에 저항적이어서 B가 가정 내에서 나름 고군분투하겠지만, 새로운 변수가 생겨 누군가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정이 붕괴하지는 않으리라 보인다.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과거로 돌아가 누가 잘못해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심은 B가 가정에서 인정을 받아 스스로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왼쪽과 같이 바람직한 상태에서 안정적인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1) 아내에게 지시하거나 아내를 무시하는 언행을 하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 앞에서는 해서 안 되고 아내를 존중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며 아이들이 엄마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면 지적해야 한다.

또한, 아내에게 지시하는 대신에 부탁하고 비판이나 비난 대신에 칭찬해야 한다. 아내에게서 칭찬할 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 ‘나’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2) 아내가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하면 현재의 상태를 고착시키려는 아내의 무의식적 시도일 수 있으니 무시하고 아내를 칭찬하거나 ‘미안하다’ 사과하거나 혹은 적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제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아내의 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 나'의 관계 개선 시도에 대한 반발이므로 ‘나’의 시도가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계속 시도한다.

3) 아이가 엄마를 무시하지 않는지,배제하지 않는지 살피고 ‘나’가 먼저 아내를 배려하기를 권하며 아내를 경시하는 ‘바보’ 등의 어휘는 엄마에게 사용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