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패스라는 개념은 선천적으로 뇌의 감정 관련 '영역'에 문제가 있어서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나아질 여지가 없을 때 사용한다.
그래서 불우한 성장 환경으로 인해서도 싸이코패스적인 성향이나 행동을 보일 수 있지만,
개념적으로 이는 싸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변화의 가능성이 없어야 하는데
후천적 경험의 결과인 싸이코패스적 행동은 학습의 결과에 해당하므로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은 잠시 뜸해졌지만,
방송에서 연일 싸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하는 것과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싸이코패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중인격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떠들어 대니
전문가들도 덩달아 싸이코패스라는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며
마치 뭔가 대단히 중요한 이슈라도 발견한 듯 말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도 결과가 같을 수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더는 원인에 따라 진단을 내리지 않으므로 중요한 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싸이코패스 행동을 보였다면 말 그대로 싸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어 보이는 CT나 MRI, 내시경검사, 조직 검사 처럼 실시할 수 있는
싸이코패스 진단 검사가 없으니 자기보고식 설문지의 결과로 싸이코패스 진단을 운운하는 것은 궁색하다.
그런데도 싸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고 '대서특필'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싸이코패스 진단을 받으면 자신의 '의지'에 의한 행동이 아니므로
100%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싸이코패스진단을 받았으므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아직은 행동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므로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싸이코패스 진단이 아니라 행동에 대한 처벌이다.
처벌보다는 갱생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합당한 처벌이나 속죄 없이
온전한 갱생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의미 없는 싸이코패스 논쟁을 하지 말고
이 사회의 정의와 질서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가 논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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